우연이든 필연이든 만나버렸다.
신의 의지든 사람의 의지든 만나버렸다.
거기에 무슨 설명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친구를 잃어버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시 접촉하는 주도권을 그에게 맡겨두는 것이다.
그러면 머지않아 그가 꼼짝도 하지않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이다.
-미셀 투르니에, 《외면일기》중에서-
Through the narrow aisles of pain.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슬퍼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고통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달콤한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인생을 한탄할 때는 너 홀로 술을 마시게 될 것이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화려한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