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분류 전체보기 | 163 ARTICLE FOUND

  1. 2018.01.14 이름없는 시간. 05
  2. 2018.01.02 이름없는 시간. 04
  3. 2017.12.31 업무하듯이
  4. 2017.12.21 마음 (2)
  5. 2017.12.07 이름없는 시간. 03
  6. 2017.12.07 이름없는 시간. 02 (2)
  7. 2017.11.30 이제는 진아의 삶을 흠모하고 싶지 않았다
  8. 2017.11.27 이름없는 시간. 01
  9. 2017.11.27 두개의 달력. 02
  10. 2017.11.23 쓸모없는 것의 쓸모있음
  11. 2017.11.23 끝시작. 01
  12. 2017.07.10 두개의 달력. 01
  13. 2017.06.09 다시 봄. 05
  14. 2017.05.13 다시 봄. 04
  15. 2017.04.16 다시 봄. 03
  16. 2017.04.15 다시 봄. 02 (2)
  17. 2017.04.15 다시 봄. 01 (4)
  18. 2016.12.19 그저 제멋대로에 무언가를 책임지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었어
  19. 2016.11.06 내 질투에서는 썩은 냄새가 나
  20. 2016.08.11 달콤한숨.05 (2)
  21. 2016.07.26 환상의 빛 (2)
  22. 2016.06.21 뿌리를 내린 나무
  23. 2016.05.29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24. 2016.03.19
  25. 2016.03.13 꿈이야기. 04
  26. 2016.03.13 AND I LOVE YOU
  27. 2016.03.10 달콤한숨. 04
  28. 2015.11.05 바람길. 03
  29. 2015.09.14 길모퉁이의 매력
  30. 2015.07.16 이중규칙

2016.02.28 by K


하염없이

본다


2017.12.23 by K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지나가는 길 위에 있는게 좋아.


친구가 그랬었다. 가족들과의 일도 업무하듯이 처리해야한다고. 나 자신의 일도 그렇게 하는게 맞는게 아닌가 싶다. 프로패셔널하지 못한 사람이라서 업무에 관련해서는 1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강제당하고 있어서 연말에 쉬면서 쉬는 것 같지 않은 큰 짐을 얹고 있었다. 그건 그거고 개인적으로 항상 멍 때릴 때 생각만 하고 막상 시간있을 때는 아무것도 안하고 만 것들 자신에 대한 것들을 2018년에는 업무처리하듯 정리해보면 어떨까?


마음

다락방/메모 2017.12.21 00:00

너무 감성적이고 오그라드는 글만 다는 것 같다.

이걸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 다행이다.


사람들 눈이 멈추고 마음이 울리는 사진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2017.12.06 by K


2017.11.10 by K


모두다

지나가


 나와 진아가 아주 다르게 살아가는 건 그저 아주 다른 선택을 했기 때문이었다. 세상의 통념에 따라가지 않은 진아의 선택만 옳은 것이 아니듯, 내가 의심 없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한 것은 미숙하고 게을러서가 아니었다. 통념에 의문을 품지 않고 기혼 여성이 된 것을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었다. 이제는 진아의 삶을 흠모하고 싶지 않았다. 문자를 다 읽은 핸드폰을 침대 위로 던져버렸다. 누군 좋은 이모 할 줄 몰라 안 하니? 자기 한몸만 겨우 거둘 줄 아는 게 어디 언니한테! 딸아이가 방문 앞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손에 쥔 응원봉이 번쩍번쩍 요란하게 빛났다. 내가 또 소리를 내서 혼잣말을 했던가.

-경년, 116쪽, 김이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외로울 것이라고 왜 그리 섣불리 확정지었을까. 다수가 선택하지 않은 다른 삶도 있다는 걸 왜 인정하려 들지 않았을까. 결국 나나 진아나 똑같았다. 각자가 알아서 선택한 삶이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고 살고 있을 뿐이었다. 

 퇴고 과정에서 삭제했던 문장들인데, 이상하게 버리기 싫었다.

-경년, 작가노트, 122쪽, 김이설-


2017.11.10 by K


너를 통과하고 나서 

흐린 하늘과 사람이 없는

풍경이 좋아졌어


2017.04.01 by K


시간은 일정하지 않고

판타지는 곳곳에 있지


장자의 제 4편인 인간세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아가위나무, 배나무, 귤나무 등은 열매가 익으면 잡아 뜯기고 수난을 당한다. 다름 아닌 자신의 능력 때문에 세상의 공격을 자초한 셈이다. 만물 중 그렇지 않은 것은 없다. 해서 상수리나무는 자신의 생을 보존하기 위해 오랫동안 쓸모없기를 바랐다. 몇 번이나 죽을 뻔 하다가 이제 겨우 쓸모없게 되어서 그것이 큰 쓸모가 되었다. 그렇다! 세상의 유용성을 따라가다 보면 타고난 기운과 재능을 부귀에 몽땅 빼앗겨 버린다. 그러니 생을 보존하려면 스스로 무용해져야한다. 이것이 장자의 무용지용이다.

장자: 쓸모없는 것을 알아야 비로소 쓸모 있는 것을 말할 수 있다네. 천하의 땅은 더할 나위 없이 넓고 크지만 실제 사람에게 쓸모 있는 것은 단지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정도의 땅뿐이지. 그렇다고 발을 딛는 부분만 잰 후 그 부분만 남겨 두고 나머지 땅을 바닥까지 깎아 버린다면, 그래도 발을 딛는 부분이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겠나?

혜시: 쓸모없겠지.

장자: 그러니 쓸모없는 것이 실은 쓸모있다는 게 확실해진 것 아니겠는가?


스펙은 내가 걷는 바닥을 빼고는 다 없애 버린 격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엄청난 학습을 통해 연봉과 자동차, 집 따위를 얻고 나면 발이 꼼짝없이 묶여 버린다. 그런 사람에게 세상은 자기가 서 있는 곳을 빼고는 다 허공이고 낭떠리지다. 유용성을 향해 달려가다 무용한 존재가 되어 버린 '호모 미세라빌리스'의 숙명!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148쪽,고미숙-



끝시작. 01

사진찍기 2017.11.23 00:06

2017.09.22 by K


적막하고

아름답고

화려하고

무섭고

그리운


2017.07.07 model MK

by K

 

쓸모없음의 사랑스러움과

쓸데없는 일이 갖는 인생의 비밀.


다시 봄. 05

사진찍기 2017.06.09 00:25

2016.05.10 by K

 

이 죄책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다시 봄. 04

사진찍기 2017.05.13 18:34

2016.04.19 by K

 

꽃향기도

풀내음도

유독 밤에


다시 봄. 03

사진찍기 2017.04.16 00:00

2017.04.13 by K

 

염려는 주제 넘을 뿐이고,

담 넘어 저 곳은 찬란하기도 하지.


다시 봄. 02

사진찍기 2017.04.15 23:50

2017.04.14 by K

 

발바닥이 아프도록 하루종일 걷고 걷는다.

그리고 출발했던 집으로 다시 돌아오면

하루가 끝나는 것이다.

 


다시 봄. 01

사진찍기 2017.04.15 00:35

2017.04.01 by K

 

견딜 수 없는 봄이 가고

 미칠 것 같던 여름이 가고

어찌할 수 없는 가을이 가고

차가운 겨울이 갔다.

 

그리고 다시 봄이다.


 "그렇게 떠난 건 미안하게 생각해. 아주 나갈 생각은 아니었어. 잠깐 바람 좀 쐬다 돌아갈까 생각하기도 했어.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거짓말로 시작된 관계가 이어져 봤자 얼마나 이어지겠어. 남편은 돌아왔냐고? 아니, 그 사람은 완전히 떠났어. 그때 남편과는 이미 이혼 얘기가 오가고 있었거든. 남편이 바람을 피운 것 때문이었지. 어선을 타다 만난 외국 여자였어. 억장이 무너졌지......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나는 남편에게 완전히 의지하고 있었거든. 결혼을 하기 전에는 부모님께 의지했겠지. 그러니 땅과 하늘이 동시에 무너진 것 같았어. 여고생인 척 채팅을 한 건...... 나쁜 의도가 아니었어. 난 대화가 필요했을 뿐이야. 그런데 나를 온전히 드러내기는 두려웠어. 부모와 배우자를 동시에 잃고,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조차 모호했으니까...... 아저씨와 함께 있어 행복했던 건 거짓말이 아니야. 하지만 아저씨와 함께 있었을 때도, 아저씨가 내게 의지한 만큼 나도 아저씨한테 의지했을 거야. 아저씨 집에서 나와 길을 돌아다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나는 매번 누군가에게 의지하면서 살기만 했던 건 아닐까."

 오는 말없이 듣고 있었다. 그의 앞에 놓인 오렌지주스 위로 녹은 얼음이 투명한 층을 만들고 있었다.

 "그래, 나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 그렇지만 그게 나와 닮아서는 아니야. 예전에 내가 나와 고양이가 닮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지? 그건 절대로 착각이었어. 나는 그저 제멋대로에 무언가를 책임지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었어. 나는 고양이에 한참 못 미치는 인간이 틀림없었어. 고양이를 돌보며 느낀 점은, 그 애들이 제멋대로로 보이는 게 생각이 없기 때문이 아니란 거야. 고양이들은 단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동물이었을 뿐이야. 고양이는,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복종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헤쳐 나갈 힘이 있는 존재들이었어. 어떤 종류의 어떤 고양이라도 말이야. 나는 내가 고양이에게 끌렸던 이유를 알게 되었어. 그건 나보다 감정적으로 강한 누군가에게 끌리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거야. 난 그 동물을 더 깊이 알고 싶다고 생각했고 브리더가 되기로 결심했지. 그래서 내가 캐터리 코너에 있었던 거야. 그 캐터리에 유명한 브리더가 하나 있는데, 그 사람 견습생으로 들어가게 됐거든. 그 사람은 진짜 브리더야. 아비시니안을 전문으로 하지만 모든 고양이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기초해서 그 일을 하고 있으니까. 어쩌씬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브리더가 세상엔 많거든. 브리더인 척 속여 마구 번식시킨 고양이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많고...... 물론 난 아직 견습생이지만 언젠가는 유능한 브리더가 되고 싶어."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이수진, 269쪽~271쪽-


윤진명: 넌 내가 싫은거냐. 내 가난이 싫은거냐.

강이나 나래이션: 부러워서 싫어. 가난하고 괴팍하고 깡마르고 볼품도 없으면서 나를 초라하게 만들어서 싫어. 질투나게 만들어서 싫어. 너처럼 되고 싶은데 너처럼 될 수 없으니까. 미워하는 수밖에 없어. 그래서 냄새가 나는거야. 내 질투에서는 썩은 냄새가 나.

- 청춘시대 3회 중에서-


달콤한숨.05

사진찍기 2016.08.11 23:03

2010.03.07 by K

 

어떤 자세도 불편하고 뭘해도 어색하다

불을 끄고

바닥에 등을 대고 의자 위에 다리를 올린다

눈을 감으니

 

좋다


환상의 빛

글읽기 2016.07.26 23:42

 다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습니다. 유이치도 초등학교에 들어갔습니다.

 대체 무슨 생각에서 다미오 씨가 그런 말을 했는지, 그 후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확실히 이 세상에는 사람의 혼을 빼가는 병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체력이라든가 정신력이라든가 하는 그런 표면적인 게 아닌 좀 더 깊은 곳에 있는 중요한 혼을 빼앗아가는 병을, 사람은 자신 안에 키우고 있는게 아닐까. 절실하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병에 걸린 사람의 마음에는 이 소소기 바다의 그 한순간의 잔물결이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것으로 비칠지도 모릅니다. 봄도 한창이어서 짙은 초록으로 변한, 거칠어지기도 하고 잔잔해지기도 하는 소소기 바다의 모습을 저는 넋을 잃고 바라봅니다.

 자 보세요, 또 빛나기 시작합니다. 바람과 해님이 섞이며 갑자기 저렇게 바다 한쪽이 빛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어쩌면 당신도 그날 밤 레일 저편에서 저것과 비슷한 빛을 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시선을 주고 있으니 잔물결의 빛과 함께 상쾌한 소리까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 그곳만은 바다가 아닌,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부드럽고 평온한 일각처럼 생각되어 흔들흔들 다가가고 싶어집니다. 그렇지만 미쳐 날뛰는 소소기 바다의 본성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잔물결이 바로 어둡고 차가운 심해의 입구라는 것을 깨닫고 제정신을 차릴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아아, 역시 이렇게 당신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기분이 좋네요. 이야기를 시작하면 가끔 몸 어딘가에서 찡하니 뜨거운 아픔이 일어 기분이 좋습니다.

 시아버지의 가래 섞인 기침 소리가 들려옵니다. 배가 고프면 저렇게, 이층에서 농땡이를 피우고 있는 저에게 알려주는 겁니다. 뭘 떠올리고 있는 건지, 툇마루에 앉아 싱글싱글 웃으면서 하루 온종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슬슬 유이치도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네요.

-82쪽, 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송태욱, 바다출판사-


그해 가을을 살았던 사람들 중 누구보다 큰 이익을 본 사람은 <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랑은 인간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익이었고, 세상의 가장... 큰 이익이었다. 천문학적 이익이란 아마도 이런 걸 뜻하는 게 아닐까, 무렵의 나는 생각했었다.

 

 그것은 묘한 경험이었다.

 

 작은 씨앗과 같은 것이었고, 납득할 수 없는 경로를 통해 내면에 스며든 것이었다. 그리고 서서히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던 느낌... 자라던 줄기와 피어나던 색색의 꽃을 잊을 수 없다. 길을 거닐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그 가상의 나무를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가 키워 올린 나무였고 이미 뿌리를 내리고 선 나무였다.

 

 나는 여전했지만 여전하지 않았고, 예전과 달리 누가 누구와 헤어졌대, 누가 누구를 버랬대... 주변의 속삭임에도 마음을 아파하는 인간이 되어 있었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떠났다는 말은, 누군가의 몸 전체에 -즉 손끝 발끝의 모세혈관에까지 뿌리를 내린 나무 하나를, 통째로 흔들어 뽑아버렸다는 말임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뿌리에 붙은 흙처럼

 

 딸려, 떨어져나가는 마음 같은 것... 무엇보다 나무가 서 있던 그 자리의 뻥 뚫린 구명과... 텅 빈 화분처럼 껍데기만 남아 있는 누군가를 떠올리는 상상은... 생각만으로도 아프고, 참담한 것이었다. 그런 나무를 키워본 인간만이, 인생의 천문학적 손실과 이익에 대해 논할 자격이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 믿음엔 변함이 없다.

 

 변함없이

 

 현실에선 세일과 세일이 이어졌었다. 두어 차례의 반짝세일까지 겹쳐 다들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느낌이었다. 날이 멀다 하고 일을 관두는 아이들이 속출했고, 때문에 지옥이라 불리던 지하 1층으로 지원을 나서는 일이 예사가 되었다. 정말 힘들군요. 힘들지. 어쩌다 마주친 요한과도 고작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게 전부였다.

 

-157~158쪽,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예담-


 그는 한없이 자책하다가 결국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할 수 도 없으며 현생과 비교하여 후생을 바로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테레자와 함께 사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혼자 사는 것이 나을까?

 도무지 비교할 길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 길도 없다. 모든 것이 일순간, 난생 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에 삶은 항상 밑그림같은 것이다. 그런데 '밑그림'이라는 용어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 밑그림은 항상 무엇인가에 대한 초안, 한 작품의 준비 작업인데 비해, 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이 없는 초안, 무용한 밑그림이다.

 토마시는 독일 속담을 되뇌었다. einmal ist keinmal. 한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17쪽-

 

 

 토마시는 "Es muss sein! 그래야만 한다!"라고 되뇌었지만 금세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정말 그래야만 할까?

 그렇다, 취리히에 남아 프라하에 혼자 있는 테레자를 상상하는 것은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오랫동안 동정심으로 고통을 받아야 했을까? 일생동안? 한 달 동안? 딱 일주일만? 

 어찌 알 수 있을까? 어떻게 그것을 확인할 수 있을까?

 물리 실험 시간에 중학생은 과학적 과정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오직 한번밖에 살지 못하므로 체험으로 가정을 확인해 볼 길이 없고, 따라서 자기 감정에 따르는 것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61쪽-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부 가벼움과 무거움, 저-밀란쿤데라, 역-이재룡


글읽기 2016.03.19 09:32

황인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 우리는 눈도 마주치지 말자.

 

-설운 서른, 4쪽-


꿈이야기. 04

사진찍기 2016.03.13 09:39

2016.02.28 by K

 

세어지지 않는 일상과

말로 되어지지 않은 감정들이

가만히 내려앉는다.


AND I LOVE YOU

글읽기 2016.03.13 09:36

AND I LOVE YOU

Dreams come true

 

遅くなるよ」の電話はもう来ないけれど
「늦을거야」하는 전화는 이제 오지 않지만

 

長い旅にでも出たと思っています
긴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何日も会えないことも多かったから
며칠 동안 만나지 못한 적도 많았으니까

 

わたしたちはきっと ね、大丈夫だよね
우리들은 분명- 그렇죠? 괜찮을거에요

 

これまではふたりで乗り越えたいろんなこと
지금까지는 둘이서 넘어선 여러가지 일들

 

たとえばまさに「今」みたいなことを
예를 들면 바로 「지금」같은 것을

 

これからはひとりで乗り越えていかなきゃ
이제부터는 혼자서 넘어서지 않으면 안되네요

 

それがほんとはいちばん心細い
그게 사실은 제일 걱정이에요

 

この歌を人前で歌うことはないだろうけど
이 노래를 사람들 앞에서 부르는 일은 없겠지만

 

私情をみんなに聞かせて申し訳ないけど
개인적인 얘기를 모두에게 들려주게 되어 정말 미안하지만

 

いつかあなたのところへわたしが行く時
언젠가 당신이 있는 곳으로 내가 갈 때

 

しわしわでもぜったいにすぐに見つけてよ
주름이 잔뜩 져있어도 절대로 바로 알아채줘요

 

ありがとうって言えるまでどこかで見ててね
고맙다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어디선가 나를 지켜봐줘요

 

ありがとうって言ってるからどこかで見ててね
고맙다고 말하고 있을 테니 어디선가 나를 지켜봐줘요

 

출처 : 지음아이커뮤니티 (http://www.jieumai.com)


달콤한숨. 04

사진찍기 2016.03.10 23:33

2014.08.07 by K

 

내 선택으로 바뀌는 건 그리 많지 않을텐데

선택하지 않는다고 책임지지 않을 수도 없을텐데

판단하고 결론내리지를 못하겠다.


바람길. 03

사진찍기 2015.11.05 23:31

 

2012.07.21 by K

 

익숙했던 모든 것이 낯설어지기까지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을 때


길모퉁이를 돌아서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아마도 멋진 세계가 있으리라고 믿어요. 게다가 머릴러, 길모퉁이라는 것에도 마음이 끌려요. 길모퉁이란 그 앞이 어떻게 뻗어나가는지 모르는데 매력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 초록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숲을 빠져나가 나뭇잎 사이로 부드럽게 반짝이는 햇빛이 있을지도 모르고, 본 적도 없는 풍경이며 눈이 번쩍 뜨이는 아름다운 곳이 있을지도 모르고, 에움길이나 언덕 또는 골짜기가 있을지도 몰라요.

- 그린게이블즈의 빨강머리 앤 1권, 루시 M. 몽고메리, 김유경 -


이중규칙

글읽기 2015.07.16 00:13

 나는 컴퓨터를 강제로 종료시켰다.

 창밖에서는 아무도 없는 교차로를 빨간 신호등이 비추고 있었다.

 언제였던가, 다루미와 둘이서 빨간 신호등일 때 길을 건넜다.

 "너는 사막 한가운데에 신호등이 있어도 파란불이 켜질때까지 기다리 타입이라고 생각했는데."

 당당하게 신호를 무시하는 녀석을 내가 놀리자,

 "사막 한가운데에 신호등이 있다고 치자. 그렇다고 일부러 그쪽으로 가서 건너는 인간도 있냐?"

하며 웃었다. 그러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차 한 대 지나다니지 않는 건널목에서 예의 바르게 신호가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할 필요는 없지만 빨간불일 때 건너는 데에는 두 가지 규칙이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절대로 차한테 피해를 주지 않을 것. 당연한 소리겠지만 빨간불에서 건너는 게 버르싱 되면 깜빡하기 쉬우니까 규칙으로 정해두고 명심해야 돼. 신호등이 없는 장소에서 길을 건널 때 이상으로 차에 신경을 쓸 것. 멀리 있으니까 괜찮을 것 같아도 그쪽 처지에서는 파란불인데 전방에 사람이 건너가고 있으면 불쾌하겠지. 조심하느라고 속도를 떨어뜨렸기 때문에 원래 같으면 지나갈 수 있었던 신호에 걸릴지도 모르잖아."

 "또 하나는?"

 "아이들이 있을 때는 꼭 신호를 지켜야 한다는 것. 부모가 애써서 '빨간불에서는 서고 파란불에는 건너' 하고 가르쳐준게 다 허사가 되잖아."

 "그건 기만 아니야?"

 "기만이라기보다는 이중규칙이지. 아이들은 시야가 좁아.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어른만큼 넓은 범위를 보지 못하는 모양이야. 게다가 무언가에 정신을 빼앗기면 다른 일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임기응변할 수 있는 판단력도 아직 다 키우지 못했고. 그러니까 우선은 신호를 지키는 단순한 방법으로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돼. 괜찮아, 이중규칙이라도. 사실은 어른들이 스스로 판단한 다음 신호를 무시하고 있다는 걸 간파할 수 있게 되면, 그때는 그 애들이 신호를 무시해도 괜찮은 거야. 그런 졸업시험에 통과하게 될 때까지는 아이들을 잘 속이고 싶어."

 물론 이 규칙은 다루미가 멋대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다루미는 이런 식으로 어떤 일이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을 내린다. 하지만 그 판단의 기저에는 언제나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

 신호가 파란 불로 바뀌었다.

- 가타부츠 중 '무언의 전화', 사와무라 린, 김소영, 277쪽~2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