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진아가 아주 다르게 살아가는 건 그저 아주 다른 선택을 했기 때문이었다. 세상의 통념에 따라가지 않은 진아의 선택만 옳은 것이 아니듯, 내가 의심 없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한 것은 미숙하고 게을러서가 아니었다. 통념에 의문을 품지 않고 기혼 여성이 된 것을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었다. 이제는 진아의 삶을 흠모하고 싶지 않았다. 문자를 다 읽은 핸드폰을 침대 위로 던져버렸다. 누군 좋은 이모 할 줄 몰라 안 하니? 자기 한몸만 겨우 거둘 줄 아는 게 어디 언니한테! 딸아이가 방문 앞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손에 쥔 응원봉이 번쩍번쩍 요란하게 빛났다. 내가 또 소리를 내서 혼잣말을 했던가.

-경년, 116쪽, 김이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외로울 것이라고 왜 그리 섣불리 확정지었을까. 다수가 선택하지 않은 다른 삶도 있다는 걸 왜 인정하려 들지 않았을까. 결국 나나 진아나 똑같았다. 각자가 알아서 선택한 삶이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고 살고 있을 뿐이었다. 

 퇴고 과정에서 삭제했던 문장들인데, 이상하게 버리기 싫었다.

-경년, 작가노트, 122쪽, 김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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