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패러독스

글읽기 2014. 4. 18. 08:26

 우리가 현실에서 힘들다고 느끼는 순간은 '선택할 옵션이 많을 때'이다. 여기에 '맥시마이저 성향'을 추구하는 심리까지 가세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맥시마이저 성향'이란 자기 선택에서 최대의 효용과 최대의 만족을 추구하려는 심리 상태이다. 이런 심리 상태의 사람들은 자신이 정작 어떤 선택을 한 후에도 불만을 가진다. 여전히 자신의 선택에 대해 고민이 많다. '최고'라는 외부의 인정이 있기 전에는 여전히 불안해 하면서 불만을 가지는 상태이다. 한국 사회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우리의 모습이다.

 

 요즘은 내가 누구를 선택할 때 이 남자(여자)가 '내 마음'에 드는 게 아니라 이상적인 기준을 적용해서 최고의 선택을 했다고 확신하기를 소망한다. 그 사람이 아닌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기준에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선택을 잘못했나?', '결혼 잘못한 거 아냐?', 혹은 '이 남자보다 더 좋은 남자가 있었던 거 아닐까?' 하는 심리 상태에 빠지게 된다.

 

 결혼하려는 사람은 누구든 결혼을 단순화시키고, 단순한 문제로 만들어야 한다. 선택의 문제에 처한 모든 사람이 꼭 알아야 하는 점도 바로 이것이다. 다양한 옵션은 멋진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처럼 보인다.

 

-짝, 사랑, 황상민,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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