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의 몸이 축날까 염려스러웠다. 제 언니 첫 기일이 오기도 전에 당한 또다른 상이었다. 죽음이 지나치게 흔했다. 생각하면 죽음도 삶의 한 과정이기는 했다. 생로병사에서 앞의 세 가닥을 아우르는 마지막 단계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생로병'만큼의 '사'는 당연했다. 그래도 그 죽음이 유독 난이만 총애하고 있었다. 차례로 죽어나간 이들의 목소리가 난이의 귀를 울릴 것이었다. 난이의 세상을 귀신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 달을 먹다, 김진규, 144쪽-

작가들은 어떻게 마음을 이렇게도 잘 갈무리 할 수 있을까? 신기하다.
머릿속 맘속을 휘젓고 다니는 온갖 단어들을 잡아채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엮어내어 눈앞에 들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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