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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29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는 한없이 자책하다가 결국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무엇을 희구해야만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전생과 현생을 비교할 수 도 없으며 현생과 비교하여 후생을 바로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테레자와 함께 사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혼자 사는 것이 나을까?

 도무지 비교할 길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 길도 없다. 모든 것이 일순간, 난생 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에 삶은 항상 밑그림같은 것이다. 그런데 '밑그림'이라는 용어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 밑그림은 항상 무엇인가에 대한 초안, 한 작품의 준비 작업인데 비해, 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이 없는 초안, 무용한 밑그림이다.

 토마시는 독일 속담을 되뇌었다. einmal ist keinmal. 한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 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17쪽-

 

 

 토마시는 "Es muss sein! 그래야만 한다!"라고 되뇌었지만 금세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정말 그래야만 할까?

 그렇다, 취리히에 남아 프라하에 혼자 있는 테레자를 상상하는 것은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오랫동안 동정심으로 고통을 받아야 했을까? 일생동안? 한 달 동안? 딱 일주일만? 

 어찌 알 수 있을까? 어떻게 그것을 확인할 수 있을까?

 물리 실험 시간에 중학생은 과학적 과정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오직 한번밖에 살지 못하므로 체험으로 가정을 확인해 볼 길이 없고, 따라서 자기 감정에 따르는 것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61쪽-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부 가벼움과 무거움, 저-밀란쿤데라, 역-이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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