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의 긍정

글읽기 2010. 2. 5. 14:37

 "하지만 사르마크 부인은 현실을 통제할 수 없다는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다. 무엇인가를 함으로써 자신을 증명할 수 있다고 믿는 어린 손자에게 모든 개체는 가능과 불가능의 종합이며 무엇인가를 할 수 없다는 것, 하지 않는다는 것도 자신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 그렇게 말한 거지. 뭐든 다할 수 있다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제한성이나 불가능성은 가능성만큼이나 중요한 개별성의 요소야."
 "고마워요, 제이어.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해 주시는군요."
...(중략)...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개체는 가능과 불가능의 종합이에요. 무엇인가를 해내는 것만으로 자신을 증명할 수는 없어요."
-이영도, 피를 마시는 새 8권 중에서-

누군가를 부정하는 게 무서운 일인건 자신이 부정당하는 것이 무서워서이다. 자신이 부정당하는게 무섭지 않은 사람이 누군가를 부정하는게 뭐가 무섭겠는가. 그렇긴하지만 또 그렇다고 모든 걸 부정하지 말아야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 또한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니 말이다. 부정하는 자신도 받아들이는 것. 사람은 모든 걸 부정하거나 반대로 모든 걸 긍정할 수는 없는 존재인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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